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권력과 운명 그리고 사회 계층에 대한 이해 본문
그들은 태어나서 죽는 순간까지 지배층이다. 그들도 정해진 운명에 따라 사회의 안정을 위해 지도층으로서의 역할을 담당해야 한다. 개인의 의지가 박탈된 모든 계층의 운명은 전적인 수용 이외의 다른 대안은 없다. 주목할 점은 정해진 사회 계층을 전적으로 수용해야하는 문화에서는 인간 사이의 계층관계뿐 만 아니라 인간과 비인간 자연 사이의 관계도 계층적으로 보는 것을 당연시한다 는 사실이다. 이 세계국이 실제로 어떤 점에서 반생태적인 사회인지에 관한 논의 는 뒤로 미룬다. 권력에 대한 이해는 사회 계층을 이해하는데 중요한 역할을 담당한다. 권력은 물리적, 물질적 힘을 확보하기 위한 언어적 경합을 통해 생성된다. 관심과 이해 가 서로 다른 집단이 존재하는 사회에서는 서로 다른 목소리가 있기 마련이고 그 속에서 결국 목소리가 큰 집단이 특권을 획득하게 된다(Fabinyi and Foale 7). 이렇게 권력을 획득한 집단은 나머지 집단을 지배하고 통치하게 된다. 그러 나 한 번 결정된 통치체계가 요지부동인 것은 아니다. 그것은 복합적이고 역동적 이다. 즉, 통치체계는 사회제도, 정치적 상황 그리고 사회 구성원들 사이의 관계 를 고려하면서 변화하기 마련이다(O. Young 379). 따라서 통치자는 다른 어떤 사람들보다 더 심각하게 통치의 체계를 세우고 따르면서도 동시에 변화를 수용 해야 하는 선택과 결정의 기로에 선다. 통치자가 어떤 선택을 하더라도 그 선택 으로 인한 사회 제도의 변화는, 그것이 긍정적이든 부정적이든, 불가피하다는 것 이다. 무스타파 역시 많은 선택과 결정을 내리는 위치에 있다. 그러나 그의 선택 은 사회제도의 변화를 억제하는 쪽으로 기운다. “저자의 목적 개념에 대한 수학적 검토는 상당히 새롭고 독창적이다. 하지만 그것은 현재 사회 질서를 고려해 볼 때 이단적인 견해다. 게다가 이 논문은 체제 전복적이 - 24 - 면서 동시에 사회에 위험을 가할 가능성이 내포되어 있다. 따라서 출판을 불허한다.” [. . .] 아울러 이 저자는 감시 하에 두기 바란다. 세인트헬레나 섬의 해양 생물 연구 소로 전출 명령을 내릴 필요가 있을지도 모른다. [. . .] 사실 이 논문은 걸작이었다. 하지만 일단 목적관적 해석을 용인하기 시작하면 그 결과가 어떻게 될지 장담할 수 없다. 그것은 상층 계급 사이에서 확고한 사상을 지니지 못한 자들이 받은 조건 반 사 교육을 해체할 가능성이 충분히 있는 사상이다. 그들은 행복에 대한 기존의 신념 을 잃게 되고, 자신들의 목표가 현재의 인간 영역을 벗어난 다른 곳에 있으며, 삶의 궁극적인 목적이 복지를 유지하는 데 있는 것이 아니라 의식을 강화하거나 세련되게 하며 또한 지식을 쌓는 데 있다고 믿게 되는 끔직한 결과를 가져올 것이다. 세계국 가 통치자의 생각으로는 그렇게 될 것이 확실했다. 그러나 그것은 용납할 수 없는 일이다. 그는 다시 펜을 들고 출판을 불허한다는 구절에 더 굵고 진한 밑줄을 그었 다. "The author's mathematical treatment of the conception of purpose is novel and highly ingenious, but heretical and, so far as the present social order is concerned, dangerous and potentially subversive. Not to be published." [. . .] "The author will be kept under supervision. His transference to the Marine Biological Station of St. Helena may become necessary." [. . .] It was a masterly piece of work. But once you began admitting explanations in terms of purpose–well, you didn't know what the result might be. It was the sort of idea that might easily decondition the more unsettled minds among the higher castes–make them lose their faith in happiness as the Sovereign Good and take to believing, instead, that the goal was somewhere beyond, somewhere outside the present human sphere, that the purpose of life was not the maintenance of well-being, but some intensification and refining of consciousness, some enlargement of knowledge. Which was, the Controller reflected, quite possibly true. But not, in the present circumstance, admissible. He picked up his pen again, and under the words "Not to be published" drew a second line, thicker and blacker than the first. (154-5) 무스타파의 결정은 사회 안정을 유지하는 방향으로 귀결된다. 즉, 무스타파의 선 택은 사회의 안정을 유지하기 위한 최상의 방법은 무엇이며, 사회 구성원을 가장 효과적으로 지배할 수 있는 방법은 무엇인가에 초점을 맞춘다. 그는 사회 구성원 이 지식을 갖게 되고 스스로 사고하게 됨에 따라 지배자가 만든 사회 체계에 항 - 25 - 거하거나 변화를 원하는 상황이 야기되는 것을 용납하지 않는다. 그는 누구도 자 신의 권력에 도전하는 것을 용납하지 않는다. 그는 자신만이 법을 만들 수도 있 고 그것을 어길 수도 있다고 생각하는 독재자다(192). 그는 사회의 안정을 유지 하려는 그의 뜻을 늘 공리주의적인 처신으로 미화하지만, 사실 그의 선택의 종착 지는 지배자의 편의를 도모하는 사회를 만드는 것이고 그 사회 속에서 지배층은 영원한 권력을 행사하는 것이다. 헉슬리는 무스타파라는 인물 설정을 통해 무소 불위의 절대적 권력을 지닌 자의 오만함과 인간의 지배욕을 신랄하게 꼬집고 있 는 것이다. 사회 생태주의는 인간 억압의 범주를 크게 확대시켰다. 사회 생태학에서는 인 간의 억압이 경제적 계급의 출현보다 앞서 발생하였다고 본다. 경제적인 동기가 부여되지 않은 상황과 사회 속에서도 강제, 명령, 그리고 복종의 체계는 제도화 될 수 있다는 것이다. 수세기에 걸쳐 제기된 불평등과 억압이라는 사회 문제는 사회 생태주의에 의해 경제적 착취의 형태를 뛰어 넘어 가족과 세대 간의 문제, 성별의 차이, 민족 집단의 차이, 혹은 정치적, 문화사회적 차이에 기인하고 있음 이 밝혀진다. 그리고 이러한 확장의 연장선상에서 인간 이외의 생물종과 인간 사 이의 차별과 억압의 문제가 대두되었다(박홍규 역 57). 사회 생태주의의 주장에 따르면, 인간과 자연 사이의 지배와 억압의 문제에 대 한 올바른 인식과 그 해결 방안을 모색하기 위해서는 인간 사회와 자연 생태계 를 유기적으로 연결하는 사회제도의 확립이 필요하다. 일반적으로 사회제도는 두 가지로 구분된다. 첫째는 그 사회의 헌법과 연결된 사회제도로서 장기간에 걸쳐 특수 집단에 의해 선택되고 형성되는 형식적인 것이라 할 수 있다. 다른 하나는 비형식적인 사회제도로 사회 구성원이 공유하는 문화적 규범, 관습, 전통 그리고 도덕적 가치 등을 포함한다(Herrfahrdt-Pahle and Pahl-Wostl 1). 중요한 점은 이 두 가지의 사회제도가 모두 억압적이지 않아야 한다는 사실이다. 형식적인 사 회제도에 차별과 억압의 요소가 존재한다면, 그러한 사회제도는 비형식적인 사회 제도에 악영향을 미쳐 궁극적으로 생태적 억압과 수탈을 허용하는 문화를 조장 할 것이기 때문이다. 따라서 착취적인 계급사회와 공격적인 계층 구조가 자연에 영향을 미친다는 사실을 인정한다면, 인류는 경제 성장과 성별에 따른 차별, 한 민족의 다른 민족에 대한 지배 등으로 인해 발생하는 수많은 사회 문제를 회피 - 26 - 하지 말고 직시해야 한다는 것이다. 물론 잘 운영된 관료제와 경제 성장이 인류 에게 지대한 공헌을 해온 사실을 경시하고자 함은 아니다. 다만 인류가 주목해야 할 점은 자본주의적 경제 성장을 이루기 위한 경쟁이 야기한 사회적 계층 구조 와 성별에 따른 차별, 개발도상국과 선진국이라는 개념의 발생 등, 이루 말할 수 없이 많은 사회 문제를 야기시켰다(Bookchin, SEC 22)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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