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논리적 자연주의와 생태적 문제의 근원 본문
사람들을 현혹하는 영적인 기법이나 입맛을 돋우는 은유도 없다. 그러나 매우 논리적인 자연주의이다. 그리고 무엇보다 중요한 점은 생태적 문제의 근원은 바로 사회와 그 사회 속에서 발생되는 모든 문제이기 때문에 사회 문제와 생태 문제 는 동일 선상에 놓고 보아야 한다고 강조한다(SEDE 2, 14). 사회 생태주의는 생 태계의 모든 문제의 원인을 인간 대 자연이라는 단순한 이분법적 대립 구조로 보아서는 안 된다고 주장한다. 환언하면, 사회 깊숙이 자리한 문제를 인식하고 사회를 지배하고 있는 부조리를 이해해야 비로소 생태 문제를 이해할 수 있고 그 해결 방안을 모색할 수 있게 된다(Social Ecology and Communalism (이후 SEC로 약칭함) 19)는 것이 바로 북친의 사회 생태주의의 핵심이다. 사회 생태주 의도 인간의 자연에 대한 지배 구조를 근본적인 문제로 바라보는 점에서는 심층 생태주의와 그 맥락을 같이 한다고 볼 수 있지만, 이 지배 구조가 사회적으로 지 역적으로 편차를 보이며 그 중에서도 사회적 강자들에 의한 과도한 개발과 경쟁 이 자연 파괴의 가장 큰 원인임을 강조하는 측면에서 심층 생태주의와는 다른 입장을 고수한다. 사회 생태주의는 환경 문제 또한 사회 문제의 하나이며, 이는 경제적 문제, 자본주의의 문제점, 혹은 현대사회가 겪고 있는 온갖 다른 종류의 불평등 그리고 특히 자본의 불균형 등의 문제점들과 연결되어 있음을 인식해야 한다는 점에 주목하는 것이다. 사회 생태 이론의 중요한 논점은 바로 ‘자연에 대한 인간의 지배’는 사회 속 - 11 - 에서 발생한 ‘인간에 대한 인간의 지배’에서 비롯된다는 주장이다. 이 논의는 자 연 속의 계층 발생에 주목한다. 북친의 주장에 따르면, 사실 생태계에는 계층의 구분이 존재하지 않는다. 생태계에서 모든 생물과 무생물은 독립적이고 상호 보 완적 관계를 유지함으로써 자연의 질서를 유지한다. 그러나 인간의 사회적 제도 가 만들어낸 틀에 맞춰 자연을 바라보면서 자연의 계층이 생겨난 것이라고 설명 한다. 인간의 사회 속에 존재하는 계층적 제도의 틀로 자연을 바라봄으로써 계층 적 자연의 개념이 출현하였다는 진단이다. 이러한 시각은 자연 존재 사이의 우열 의 개념을 낳았고, 그것은 또 구체적인 사회 현상으로 자리 잡게 되었다. 그리고 이러한 우열의 계층 구분이 열등하다고 분류되는 인간과 자연 존재들의 삶에 대 한 만족을 포기하도록 종용했다는 것이며, 그 결과로 열등한 존재들이 사회나 자 연을 위해 희생하고 힘든 일들을 맡아야 하며 우월한 이들은 삶의 만족과 기쁨 을 누리고 즐길 수 있다는 사고를 조장했다고 설명한다(EF 5-8). 다시 말해, ‘짐 승의 왕’(kings of the beasts)이라거나‘하찮은 개미’(lowly ants)의 개념이 애초 부터 생태계에는 존재하지 않는다(Toward an Ecological Society (이후 TES로 약칭함) 75)는 것이다. 인간 세계에서도 본디 피부색으로 가르는 우열, 남자와 여자, 그리고 부자와 가난한 자, 착취하는 자와 착취당하는 자의 계층적 구분은 없었으나 인간이 속한 사회가 제도화되는 과정 속에서 혹은 그 제도를 유지하는 과정 속에서 생겨난 것이다(Bookchin, SEDE 2). 따라서 사회 생태주의에서 가 장 관심을 갖는 부분은 불평등한 사회 구조이며, 또 그러한 불평등 문제의 개선 이 생태 문제를 해결하는 실마리를 제공한다고 주장하는 것이다. 사회 생태주의는 심층 생태주의자들의 자연관과 차별화하기 위하여 자연을 ‘일차적 자연’(first nature)과 ‘이차적 자연’(second nature)으로 나눈다. 그들은 생물학적 자연이란 비유기체적인 세계와 함께 끊임없이 변화하고 다양해지는 생 명체들의 진화의 산물이며 이러한 무의지적인 자연의 내적 동력에 의한 진화를 일차적 자연이라 칭한다. 이 일차적 자연은 자연계 안의 모든 생명체들과 더불어 인간의 생명도 포함한다. 그리고 이러한 일차 자연에 의도적으로 영향력을 행사 하는 인간의 능력, 즉 문화, 제도화된 사회 공동체, 과학 기술, 그리고 언어를 이 차적 자연이라 명명하고 이차 자연에 의해 계층, 계급, 국가, 위계질서, 시장 경 제 등의 문화적, 사회적, 그리고 정치적 자연이 생성되고 존속해 왔다고 주장한 - 12 - 다. 그러나 이차 자연을 생성하고 존속시킨 인간의 능력은 신적인 어떤 대단한 것이 아니라 그 자체가 자연 진화의 한 과정이며 결과라고 본다. 이차 자연, 즉 문화, 문명의 발달이 이루어지지 않았던 원시시대에는 인간과 일차 자연은 동일 시되었으나 문명의 발달을 거치는 동안 거의 모든 일차 자연은 이차 자연에 흡 수되어 버렸다. 이차 자연의 모습이 더 강하면 강할수록 인간은 일차 자연의 존 재를 망각하거나 혹은 일차 자연과 이차 자연을 동일시하게 된다(SEC 26-29). 사회 생태주의는 이러한 현실에 대한 경종을 울린다고 할 수 있다. 그러나 북친 은 이러한 현대 사회의 많은 문제점에도 불구하고 모든 사회는 이상적이며 생태 적인, 그러나 아직 실현되지 않은 ‘자유 자연’(free nature)의 경지로 나아갈 가 능성을 지니고 있으니, 이러한 합리성, 사회성 그리고 자유의 가능성을 이해하도 록 역설한다(Bookchin, The Philosophy of Social Ecology (이후 PSE로 약칭함) 136). 요컨대, 이차 자연 속에서 일차 자연의 모습을 잃은 현대 사회는 이를 깨 닫고 일차적 자연과 이차적 자연의 조화로운 공존을 추구해야 한다는 것이다. 일차적 자연과 이차적 자연의 조화로운 공존을 위해 인간 사회의 진화와 자연 의 진화 사이의 관계를 설명할 수 있는 보다 깊은 철학적 사고를 요구하기 때문 에 북친은 헤겔(Georg Wilhelm Friedrich Hegel)의 변증법적 철학을 새롭게 생 태주의에 차용한다. 변증법은 원인과 결과의 체계를 지닌 존재론적 사유라고 볼 수 있다. 존재론적 관점에서 본 이 원인과 결과의 체계는 변화를 야기하는 근원 뿐만 아니라 변화에 관여하는 자연 속의 현상과 사물을 모두 포괄한다. 이 세상 의 모든 존재는 되어지는 것이기 때문에, 이 되어지는 과정 속에서 새로운 현실 은 더 나은 방향으로 변화할 가능성을 갖는다. 변증법적 자연주의는 사회와 자연 세계에 이 변화의 과정이 어떻게 일어나고 있는가를 설명해 준다. 즉, 자연과 사 회의 구성원은 모두 되어지는 과정에 평등하게 그리고 주체적으로 참여한다. 정 -반-합의 변화과정에 구성원들이 평등하게 참여한다는 것이다. 따라서 변증법적 자연주의는 진화론적 관점을 가미한 생태평등주의적인 사고라 할 수 있다. 북친의 이 변증법적 자연주의는 인간과 자연 사이의 불평등 관계를 정당화하는 관습적 이 성의 작동을 거부하고 자연 전체를 유기적으로 이해하면서 자연의 질서에서 자유로 운 생명의 흐름을 파악하려는 사유다. 환언하면, 이는 관념적인 자연관이 아니고 생태 적 현실 경험에 근거한 주장이다. 그리고 사회 생태주의는 생태문제의 올바른 이해와 - 13 - 해석을 위한 논리적이고 합리적인 수단으로써 변증법적 자연주의를 원용하고 이를 통 해 생태 문제에 좀 더 현실적이고 효과적인 접근을 도모한다(PSE 116-145). 북친은 인간이 포유류로서 갖는 원초적인 충동을 부정할 수 없으며 사실 이 러한 충동이 다양한 사회적 제도의 형태로 변화된다고 주장한다. 자연적인 것과 사회적인 것은 불가분의 상호 작용 속에서 각기 그 정체성을 상실하지 않고 일 상에 녹아 들어있다는 것이다. 따라서 그는 생태에 관한 논의에서 사회를 제외 시킬 수 없다고 피력한다(박홍규 역 39). 사회는 그 안에 다양한 사회 제도와 문 화를 담고 있으며 몇 세대를 거치는 동안 그 안에 존재하는 삶의 방식은 좋거나 혹은 나쁜 방향으로의 변화를 거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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